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공복 94mg/dL 혈당 측정
엄마의 검사결과는 다행히 이상없음으로 나왔다.
아버지가 요관암으로 돌아가실 때 혈액종양과로 넘어가기전 비뇨기과 주치의였기 때문에 다시 이 자리에 와 엄마의 검사결과를 기다린다는 게 엄마에게도 내게도 고통스러웠다.
엄마는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2주 동안 건강보험 기준 71세에서 72세로 나이를 한 살 더 드셨고 5년만 더 살았으면 싶으셨지만 할 수 없지.. 그런 마음으로 당신도 암이겠거니.. 받아들이셨다고 한다.
종합건강검진 때 시력이 0.5로 측정되어 안경을 맞추자고 할 때는 아니라고 하시더니 어제는 엄마가 먼저 그러자고 하셔서 안경원에 함께 들렸다.
난시가 심하시다는 이야기와 난시가 유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.
나도 난시 때문에 고등학교때부터 안경을 쓰고 있고, 딸 아이도 난시로 올해부터 안경을 맞추었다.
엄마는 안경을 평소에도 꾸준히 쓰시는게 눈보호에 좋다고 하셔서 아마 익숙치 않아도 그러시리라 생각한다.
나는 집 밖을 나설 때만 안경을 쓰는 편이고 아이는 난시가 심할 때만 쓰는 편이다.
아이의 경우엔 잦은 두통도 난시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하여 좀 더 꾸준하게 안경을 쓰라고 이야기해 줬다.
엄마는 한꺼번에 두 가지 걱정을 더셨을 것 같다.
아이가 수능 예상 등급컷을 맞추었고, 본인의 건강에 이상이 없음을 아셔서 어제는 행복지수가 100%이셨을 것 같다.
사위가 방에서 쉬는 동안 엄마는 나랑 같이 텃밭에 가서 무를 한 뿌리 당겨 뽑고, 배추를 두 포기 뽑고, 대파를 스무 뿌리 가까이 뽑아 손질했다.
농사지은 생땅콩을 챙겨주셨고, 같이 장독대에 가서 된장을 푸고, 깍두기도 덜어주시고, 사과도 열 알 챙겨 주셨다.
고향집에 가면 돌아올 땐 늘 한 짐이다.
올해 김장은 별 일이 없으면 12월 첫 째주에 하기로 했다.
11월 30일엔 아이가 원서를 넣은 수시 여섯 군데 중 한 곳 1차 합격할 경우 면접이 있는 날이라 일단, 김장을 피하기로 했다.
12월 6일 실등급컷 수능성적표가 나오고, 12월 13일 아이가 원서를 넣은 대학들 최초 합격자 발표가 난다.
담임 선생님은 여섯 곳 중 적어도 한 곳은 최초합을 하든 추합을 하는 추추합을 하든 추추추합..을 하든 합격할 거라고 하셨으나 최초합을 해야 마음고생이 없을 거라는 입장이고, 2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추추추합..을 해야 가장 쫄깃하고 스릴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한다.
내신 성적 안에서만 원서를 쓰고 우주상향으로 낭만있게 넣은 원서가 없기는 한데 그래도 발표일 하루에 여섯 장 결과가 모두 나오니 임박하면 많이 떨릴 것 같다.
수능날 시험장인 학교 교문이 열리는 시간에 맞추어 일찍 응원오신 담임 선생님을 뵙는게 봄에 학교 설명회 이후 처음이라 좀 부끄럽기도 하고 반갑고, 감사하기도 했다.
산소카페 백일홍들이 서리를 맞아 스러졌다.
안경을 맞춘 후 점심으로 추어탕을 먹고 식후 두 시간 혈당은 안전하게 내려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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